심플하게
느리게
달콤하게
Vita dolce Moderato
인생이란 꼭 이해해야 할 필요는 없는 것
그냥 내버려두면 축제가 될 터이니
길을 걸어가는 아이가
바람이 불 때마다 날려오는 꽃잎들의 선물을 받아 들이듯이
하루하루 네게 그렇게 되도록 하라.
꽃잎들을 모아 간직해 두는 일 따위에
아이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제 머리카락 속으로 기꺼이 날아들어온 꽃잎들을
아이는 살며시 떼어내고
사랑스런 젊은 시절을 향해
더욱 새로운 꽃잎을 달라 두손을 내민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인생'
유영국
한국 추상미술의 선두자
형과 색, 면과 선
'산' 하나로 일생토록 생각하고 그려낸 그.
주제. 절대와 자유
정말 아무 말도 필요 없다.
작품 안에서 바람의 온도, 산이 갖고 있는 모습, 바다의 색깔. 하늘의 높이
모든게 느껴지고, 작가가 그 때 당시 느낀 온도도 감히 느껴지는 기분이다.
분명한 색깔에 주변 공간까지 압도하는 작품들..
선, 점, 면, 색을 통해
분명한 경계와 또한 조화를 보여주는 모습들
균형성 대칭성을 엿볼 수도 있었다.
그러면서 하나의 중심 점을 통해 엄청난 몰입을 불러 일으켰다.
유영국은 그렸다.
하지만 그가 가진 붓의 수는 매우 적었다.
칠하는 기법이 아닌 다른 기법을 통해서 표현을 많이 했다는 뜻
같은 산이라도
시간에 따라
계절에 따라
밤낮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는 것처럼
사람도
사랑도
인생도
마음에 따라 달리 다가올 지도.
지금처럼
추운 겨울을 지나고 따뜻한 봄을 알리는 새들의 모습 같기도.
나는 그 어떤 작품보다도
유영국의 생애 마지막 작품 앞에서
몇십분을 가만히 서있었다.
차마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이유는 나도 모르겠지만....
-유영국 생애 마지막 작품
늘 그랬듯이
편안하고 고요한 하루의 마무리가 되길.
읽을때마다 느끼는데 정말 글을 잘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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